[일기] 2009_08_28
2009/08/29 01:26기나긴 시간, 병마와 싸우는 고통 속에서도
사람들의 만남이 그리웠나보다.
한 잔, 두 잔, 술잔이 오를 수록 취기가 오르고
대화의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지면
보통의 말이 곧 가감없는 내면의 말이 된다.
진실 게임이 따로 필요가 있으랴...하하하
그러할진데...
난 내 안의 병마가 물러간 것이 아니라서
그 향긋한 대화의 술을 단 한잔도 마시지 못했다.
배가 터지도록 안주를 씹으면서도
물 한컵을 무섭게 들이키면서도
테이블에 둘러앉은 오랜 벗들의 얼굴 바라보는 일을 잊지 않았다.
그냥 그들이 있어서 좋았기 때문이다.
오현이가 유럽에 가있는 동안에도 그랬고,
영호가 몸 관리를 시작했을 때에도 그랬고,
종훈이가 경쟁PT에 돌입했을 때도 그랬고,
석래와 준규가 마감에 돌입했을 때도 그랬다.
습관처럼 지속되던 만남이 한 순간에 정지되면
급작스런 외로움에 주저하게 된다.
내 몸 속에 스며든 질병의 아픔도 마찬가지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단절시키고는 외로움이란 것을 덜렁 던져주고 가니...
오랜 벗들과의 자리는 그래서 좋았다.
이제 내가 질병에서 완쾌가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서 그랬고,
그들 모두가 평안한 시간에 모여, 평안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도 그랬고,
그 안에서 웃고, 또 웃고, 오랫동안 쌓아온 그 허물없음으로 서로를 이야기하는 재미도 그랬다.
그래서 즐거운 하루였다.
나의 즐거운 목소리에, 어제까지만 해도 나의 건강을 걱정하던
집안 식구들, 그리고 여자친구의 목소리가 밝아진 것이 좋았다.
양지에 나온 나는
그들의 밝은 목소리와 맑은 미소로
광합성이라도 해봐야겠다.
아직도 나는 행복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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